2025년 글로벌 컬처 & 트렌드 리포트
2025년 12월 3일
2025년 12월 3일
유튜브가 발표한 2025년 글로벌 컬처 & 트렌드 보고서를 바탕으로, 전 세계 디지털 문화 지형도에서 나타나는 가장 놀랍고 영향력 있는 6가지 변화를 공유합니다! 짧은 영상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부상하는 장편 콘텐츠부터 AI 시대에 새롭게 조명받는 '노력'의 가치까지, 이 트렌드들은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문화를 만들어가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숏폼 비디오의 폭발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역설이 관찰되었습니다. 바로 장편 콘텐츠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사람들의 집중력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현상으로, 시청자들이 피상적인 정보를 넘어 미묘한 뉘앙스와 깊이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대표적인 예로 경제학자 게리 스티븐슨(Gary Stevenson)의 채널 'Gary's Economics'는 종종 30분이 넘는 길이의 영상으로 복잡한 경제 문제를 설명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한, 크리에이터 매들린 아지(Madeline Argy)는 짧고 재치 있는 영상으로 명성을 얻은 후, 이제는 4세대 페미니즘과 같은 심도 있는 주제를 40분 이상의 영상에서 다루며 팬덤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니코 오밀라나(Niko Omilana) 역시 장편 콘텐츠를 통해 이민 문제나 생활비 위기 같은 사회적 이슈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냅니다. 이 현상은 시청자들이 신뢰하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콘텐츠에는 기꺼이 완전한 집중력을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증명합니다.
집과 직장 사이의 사회적 교류 공간인 '제3의 공간(third place)'이 점점 사라지는 현상에 대응하여, 독일의 크리에이터들은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이들은 온라인 팬덤을 현실 세계로 이끌어내며, 팬들이 직접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와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The Real Life Guys'는 수천 명의 팬을 위한 DIY 메이커 페스티벌을 개최합니다. 게임 크리에이터 'HandOfBlood'는 자신의 고향인 베를린 스판다우에서 벼룩시장을 열어 소장품을 판매하고, 수익금은 지역 동물 보호소에 기부했습니다. 또한 'Papaplatte'와 같은 크리에이터들은 여름 도로 여행을 생중계하며, 팬들이 그의 '현장 스태프이자 시골 컨시어지'가 되어 자발적인 만남을 만들어냈습니다. 축구 클럽 'Delay Sports Berlin'은 온라인 팬덤을 실제 경기장 관람으로 전환시키며 새로운 지역 문화를 창조했습니다. 이 트렌드는 온라인상의 관계를 유형의 공유된 경험과 강력한 소속감으로 전환시키는 힘을 보여줍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콘텐츠 제작이 초고속화되는 시대에, 한국에서는 '노력 프리미엄(effort premium)'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상당한 인간의 노력과 끈기가 투입된 콘텐츠에 점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보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동화된 콘텐츠에 대한 강력한 반작용으로 해석됩니다. 이 트렌드를 이끄는 대표적인 크리에이터는 '30일 동안 백만 보 걷기'나 '무인도에서 7일 생존하기'와 같은 극한의 도전을 수행하는 고재영입니다. 그의 힘든 여정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몰입감과 강한 정서적 유대감을 선사합니다. 숏폼 콘텐츠에서는 '제로비(ZeroB)'가 유명 식품을 정밀하게 복제하여 실제 제조 원가를 역산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멕시코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이 기존 미디어를 대체하며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뉴스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 잡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더 이상 전통적인 방송국의 보조적인 존재가 아니라, 직접 문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주체가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HugoDécrypte'가 젊은 세대의 주요 뉴스 소스로 자리매김했으며, 'Zack Nani'는 기존 방송사의 전유물이었던 프랑스 U21 축구 국가대표팀의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멕시코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이 주도하는 라이브 이벤트가 거대한 문화적 현상이 되었습니다. 'La Velada del Año'와 같은 복싱 대회는 물론, 2025년에 새로 등장한 'Supernova Strikers'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 200만 명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최초로 방영된 리얼리티 쇼 'La Casa de Alofoke' 역시 최고 동시 접속자 수 200만 명을 달성했습니다. 이러한 거대한 스펙터클은 기존 산업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에 도전하며 팬덤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크리에이터들로부터 직접 탄생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서로 완전히 상반되는 두 가지 트렌드가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흥미로운 역설이 발견되었습니다. 하나는 '필터 없는 진정성'이고, 다른 하나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상의 페르소나'입니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는 MMA 파이터 추성훈입니다. 그가 정리되지 않은 지저분한 집을 그대로 공개한 영상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천만 뷰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코미디언 이수지는 라이브 커머스 인플루언서나 자녀 교육에 집착하는 부유한 동네 엄마 등, 매우 현실적이고 디테일한 여러 가상 캐릭터를 연기하며 엄청난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 역설은 현대 시청자들이 크리에이터의 실제 삶이든, 잘 짜인 허구의 이야기든,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라면 무엇이든 열광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인도, 인도네시아,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는 크리에이터의 성공이 더 이상 특정 지역이나 언어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가장 독창적인 크리에이터들은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세 가지 주요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언어 더빙입니다. MrBeast는 자신의 영상을 7개의 인도 언어로 더빙하여 인도에서만 4,7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둘째는 비언어적 숏폼 콘텐츠입니다. 케랄라 출신의 가족 채널 'KL BRO Biju Rithvik'은 대사 없이 '톰과 제리' 스타일의 콘텐츠로 7,900만 명 이상의 글로벌 구독자 커뮤니티를 구축했습니다. 셋째는 글로벌 밈의 활용입니다. '라부부(Labubu)'나, '이탈리안 브레인롯(Italian Brainrot)' 밈 세계관의 일부로 세계적 현상이 된 인도네시아의 라마단 캐릭터 '퉁퉁퉁사후르(Tung Tung Tung Sahur)' 같은 인터넷 현상은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현지화하며 창의적인 소재로 활용되었습니다. '퉁퉁퉁사후르'라는 제목의 영상 44만 5천여 개 중 무려 79%가 인도네시아 외부에서 업로드되었다는 사실은 이 현상의 글로벌 파급력을 명확히 증명합니다.
2025년 유튜브 트렌드는 크리에이터들이 단순히 문화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와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인간적 연결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들은 기술의 발전을 활용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가치인 진정성, 노력, 깊이 있는 소통을 놓치지 않으며 디지털 문화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지역과 세계의 경계가 계속해서 흐려지는 지금, 우리는 다음에 어떤 종류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