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 리스트로 돌아본 2024년 한국 유튜브 트렌드
한 해 동안의 유튜브 트렌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유튜브 트렌드 리스트가 발표되었습니다. 올해의 인기 주제,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최고 인기곡, 쇼츠 최고 인기곡을 포함해 총 4개의 리스트가 공개되었는데요. 이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올해의 유튜브 트렌드를 소개해 드립니다.
01 팬덤이 모이는 공간, 유튜브
올해의 인기 주제 리스트를 보면 유튜브는 스포츠 팬덤, 아티스트 팬덤, TV 프로그램 팬덤을 비롯한 다양한 팬덤이 모이는 공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신을 누군가 혹은 무언가의 ‘팬’이라고 규정한 14~44세 한국 온라인 이용자 가운데 90%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유튜브를 사용한다고 밝혔는데요.1
스포츠 팬들은 연초에는 아시안컵 관련 영상들을 시청하기 위해, 여름에는 올림픽 관련 영상들을 찾아보기 위해 유튜브를 찾았습니다. 또,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경기가 열리는 현장에 찾아가 생생한 현지 분위기를 공유하는 영상들도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눈물의 여왕’, ‘흑백요리사’, ‘선재 업고 튀어’ 등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팬들도 유튜브를 찾았습니다. 공식 하이라이트 영상이나 비하인드 영상 뿐 아니라 팬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낸 팬 콘텐츠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흑백요리사’의 경우, 리뷰 영상은 물론이고 화제가 된 장면들을 패러디하거나 경연에 나온 요리를 따라 해보는 등 다양한 팬 콘텐츠가 만들어졌고, ‘선재 업고 튀어’의 경우 여러 리액션 영상들이 올라왔는데 그중에서도 크리에이터 찰스엔터의 영상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Z세대의 53%는 어떤 대상 자체보다 그 대상에 대해 토론하거나 분석하는 콘텐츠를 보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사용한다고 답했을 정도로2, 이러한 팬 콘텐츠의 인기는 때로는 원본 콘텐츠를 능가하기도 합니다.
아티스트 팬덤도 큰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작년부터 여러 곡들이 역주행하면서 한층 더 높은 인기를 끌기 시작한 DAY6(데이식스)가 리스트에 오르면서 이른바 ‘밴드 붐’의 도래를 알렸고, 올 초에 데뷔한 아일릿(ILLIT)은 데뷔곡 ‘Magnetic’으로 데뷔와 동시에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편, 작년 말 크리에이터 김계란의 ‘최애의 아이들’ 시리즈를 통해 결성된 밴드 QWER은 데뷔곡인 ‘Discord’ 부터 올해 발매한 ‘고민중독’, ‘내 이름 맑음’까지 연달아 화제를 모으며 대세로 떠올랐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내며 트렌드를 형성하기도 했는데요. 크리에이터 서이브가 발매한 노래 ‘마라탕후루’는 댄스 챌린지가 화제가 되며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크리에이터 젼언니의 영상으로 두바이 현지에서만 구매가 가능한 ‘두바이 초콜릿’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크리에이터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두바이 초콜릿의 맛과 모양을 재현해 내거나 실제로 두바이를 찾아 초콜릿을 구입해 맛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여러 편의점 브랜드에서 관련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았고, 이 제품들을 크리에이터들이 리뷰하면서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는 지속되었습니다.
02 가까운 이들과의 모습을 담은 영상으로 행복감을 나누는 크리에이터들
올해는 가까운 이들과 즐겁게 소통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공유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시청자들에게 행복감과 힐링을 선사하며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위에 오른 인생 녹음 중의 경우, 일상 속 부부의 대화를 녹음한 뒤 귀여운 애니메이션을 입힌 쇼츠들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는데요. 댓글 창을 살펴보면, 시청자들은 이 부부의 영상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지친 일상 속 힐링을 했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런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해야겠다는 깨달음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3위에 오른 언더월드 UNDER WORLD는 크리에이터 송하빈이 자신의 반려묘인 춘봉, 첨지와의 유쾌한 상황극으로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며 얼마 전 100만 구독자 달성을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6위에는 사랑스러운 아이 태하의 모습을 부모님의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채널 태요미네가 올랐는데, 시청자들로부터 ‘영상에서 사랑이 보인다’는 반응을 얻으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한편, 7위에는 올해 시작과 동시에 큰 인기를 모은 채널 안녕하세요 최화정이에요가 올랐는데, 방송인 최화정이 스스로와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충만하게 자신의 일상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에게 명랑한 어른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영감을 주었습니다.
03 유튜브에서 탄생한 밴드를 비롯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여성 아티스트들의 활약
올해 최고 인기곡 1위는 앞서 올해의 인기 주제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린 밴드 QWER의 노래 ‘고민중독’이 차지했습니다. 이 노래는 청량한 느낌의 밴드 곡으로 많은 이들에게 신선함을 주며 높은 인기를 끌었는데요. QWER은 유튜브가 기존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선보이고 팬들과 소통하는 공간일 뿐 아니라 새로운 아티스트가 탄생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QWER을 포함해 올해 최고 인기곡 10곡 가운데 9곡이 여성 아티스트의 곡이었을 정도로 올해에도 작년에 이어 여성 아티스트들의 강세가 이어졌는데요. 걸그룹의 경우 aespa(에스파), 아일릿(ILLIT), (여자)아이들, New Jeans(뉴진스), 아이브(IVE)가 각기 다른 콘셉트와 음악 스타일이 돋보이는 노래들로 음악팬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여성 솔로 아티스트들의 활약도 돋보였는데, 솔로로 화려하게 컴백한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는 브루노 마스(Bruno Mars)와 협업한 노래 ‘APT.’가 빠른 속도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리스트에 안착했고, 비비(BIBI)와 아이유(IU) 또한 많은 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노래로 표현하며 폭넓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04 크리에이터들의 창의적인 행보와 함께 진화하는 쇼츠 트렌드 생태계
올 한 해 동안 크리에이터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쇼츠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트렌드에 참여하면서 풍부한 쇼츠 트렌드 생태계를 형성했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은 해외에서 유행하는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를 국내에 확산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에 해당하는 트렌드로는 노래 ‘What You Won't Do For Love’의 박자에 맞춰 카메라 앵글을 움직여 촬영하는 트렌드, 노래 ‘一笑江湖(일소강호)’에 맞춰 춤을 추는 일명 ‘나루토 춤’ 혹은 ‘하이디라오 춤’ 트렌드, 그리고 노래 ‘doodle’에 맞춰 춤을 추는 댄스 트렌드가 있었습니다. 또한, 아일릿(ILLIT)의 ‘Magnetic’, 투어스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비비(BIBI)의 ‘밤양갱’, 로제와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APT.’, 아이브(IVE)의 ‘해야(HEYA)’가 순위에 오른 것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크리에이터들은 케이팝 아티스트의 노래를 활용한 댄스 트렌드에 참여하며 적극적인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올해 크리에이터들은 보다 창의적인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크리에이터 서이브의 경우는 본인의 노래 ‘마라탕후루’를 발매하고 이를 활용한 댄스 트렌드를 크게 유행시켰는데, 서이브 외에도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유사한 행보를 보여주면서 기존에 존재하는 트렌드에 참여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스스로 노래를 만들고 트렌드를 유행시키는 창의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한편, 크리에이터들은 하나의 노래에 여러 개의 트렌드를 만들어내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노래를 즐기는 모습도 보여주었는데요. 로제와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APT.’의 경우 로제가 공개한 공식 댄스 트렌드 외에도 크리에이터들이 여러 버전의 댄스 트렌드를 만들어냈고, 애니메이션을 활용하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촬영하는 트렌드, 화면 전환을 통해 메이크업을 보여주는 트렌드 등 여러 종류의 트렌드를 만들어내며 끊임없는 창의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오래전 발매된 노래가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낸 쇼츠 트렌드를 통해 재조명 받는 경우도 있었는데, 2015년에 발매된 We Are The Night의 ‘Tiramisu Cake(티라미수 케익)’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노래 또한 처음에 유행한 댄스 트렌드에 이어서 이후에는 다른 안무의 손댄스 트렌드, 그리고 노래의 가사가 ‘T라 미숙해’로도 들리는 점에 착안한 상황극 트렌드 등 여러 트렌드가 만들어지며 인기가 지속되었습니다.
1 출처: Google/SmithGeiger, 2024년 5월 한국, 14~44세 온라인 팬 732명 대상 YouTube Trends 설문조사.
2 출처: Google/SmithGeiger, 2024년 5월 한국, 14~24세 Z세대 온라인 응답자 294명 대상 YouTube Trends 설문조사.